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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plicity

27 9월

미니멀한 디자인들에 많이 익숙해진 지금의 관점에서 보면 Simplicity는 새삼 강조할 것도 없어 보이는 덕목이라고도 보이지만, 무엇인가를 실제로 제작하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제작 결과물에 Simplicity를 제대로 담아내는 것이 쉽지 않은 것임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간 제작에 참여했던 웹 사이트들을 하나 하나 생각해보면, Simplicity와는 거리가 먼 것들이 대부분이었던 것 같다. 더 좋은 기능을 더 많이 넣어야 겠다는 생각, 경쟁사의 제품 보다 더 좋게 라는 생각에 Simplicity는 언제나 가장 먼저 희생되는 덕목이 되었었던 것 같다. Simplicity는 사실 디자이너 혼자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제품을 기획하는 기획자와 판매를 담당하는 마케터들까지 Simplicitiy의 중요성에 대한 확신과 일관성을 가지고 있어야만 실제 제품에 반영해 낼 수 있는 것이다.

Simplicity는 아룸다움이기도 하고, 제품력이 되기도 하면서, 효율을 상징할 수도 있다.

존 마에다 교수의 The laws of simplicity는 Simplicity의 본질에 대한 이해와 제품에 Simplicity를 담아내기 이한 노하우를 아주 쉽고 재미있게 이야기해주고 있다. 그는 Simplicity을 SHE, SLIP, BRAIN라는 프래임을 통해서 설명하면서, Simplicity가 조나단 아이브같은 대단한 디자이너가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앞으로 내가 제작에 관여할 웹 서비스가 Simplicity라는 컨셉하에 만들어 질 수 있으면 좋겠다.

존 마에다가 말하는 Simplicity를 만들어내기 위한 방법론으로 SHE와 SLIP이 있는데, SHE는 Shrink, Hide, Embody이고, SLIP은 Sort, Label, Integrate, Prioritize을 말한다. 그리고 BRAIN이라는 것은

– Basics are the beginning

– Repeat yourself often

– Avoid creating desperation

– Inspire with examples

– Never forget to repeat yourself

을 이야기 한다고 한다. 보면 당연한 것도 같고 쉬워보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이걸 제품 설계와 디자인에 반영한다는 것은 대단한 고민과 노력을 요구할 것이고, 아무나 그 노력을 감내할 수 있는 것도 아닐 것이다. 바로 그게, 그 수많은 MP3플레이어와 아이포드를 구분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미 성공한 아이포드를 이야기하면서 아이포드가 가진 그 우아한 Simplicity를 찬양하기란 쉬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이미 세상에 수없이 많은 MP3를 Simplicity라는 철학에 맞춰서 다시 설계하고 그렇게 많은 무모한 비용을 소비하면서 일일이 제 디자인을 시도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것처럼, 아이포드 역시도 초기 디자인에서 현재까지 3번에 걸친 시행착오를 겪는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결국은 제작에 참여하는 사람 적어도 리더의 높은 스탠다드와 참가자 전원의 열정이 Simplicity에 모아지지 않고서는 제품이 그저 쓸만한 것이 아닌, 명작이 될 수는 없다.

존 마에다의 블로그 – http://lawsofsimplicity.com